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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① 정신질환자는 위험한 사람이다?
공포영화에서 정신질환자가 무고한 사람들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장면.
어떤 범죄가 일어났을 때, ‘우범자 또는 정신질환자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다’라고 발표하는 매스컴.
이는 정신장애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갖게 하는 주범이다.
정신질환의 나쁜 점만을 다루며, 이를 소재로 삼는 것은 오히려 정신질환자를 범죄의 사각지대로 모는 행위일 수 있다. 정신질환자는 위험한 사람이 아니다. 약물 치료만 제대로 받는다면 정신질환은 나아질 수 있으며, 돌발적인 행동도 사라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정신질환자 대다수가 온순하지만, 사회의 편견으로부터 받은 마음의 상처가 심각하다고 말한다. 그들을 무조건 사고뭉치로 치부하지 않는 것, 편견을 깨는 첫 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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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② 정신질환자는 사회로부터 격리시켜야 한다?
과거에는 정신질환자를 사회로부터 격리시켜야 한다는 인식이 팽배해 쇠창살이 있는 수용소 같은 곳에 이들을 격리 수용했다고 한다. 자살이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개인 소지품도 지니지 못하게 했다니 정신질환자들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감히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하지만 오늘날은 다르다. 이러한 과거의 행태가 ‘인권 침해’ 문제로 확대되어, 지금은 격리 수용을 지양하고 있다. 정신질환자 치료의 가장 큰 목적은 이들이 사회로 복귀해 행복한 삶을 영위하게 하는 데 있다. 이에 따라 증상이 심한 경우가 아니라면, 지나친 입원은 권장하지 않는다. 각 가정에서 통원 치료를 하며, 사회생활을 함께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정신질환자들을 위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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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③ 정신질환은 불치병이다?
과거에는 그랬다. 지금처럼 의료체계가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 굿을 하고 한약을 지어 먹여도 정신질환이 낫지 않아 가산을 탕진하는 경우도 허다했단다. 오늘날에는 정신질환을 ‘뇌 질환’이라고 한다. 정신 장애 대부분은 뇌 신경 세포 사이의 ‘신경전달물질’이 지나치게 많거나 적게 분비되어 생기는 문제다. 이에 신경전달물질의 양을 조절하는 약물치료를 받게 되면, 정신질환 치료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부작용이 적고, 약효가 좋은 약물이 꾸준히 개발되고 있다. 전문가들 또한 이전보다 훨씬 치료가 수월해졌다고 말한다. 물론 약물치료의 단점도 있다. 정신질환은 타 질환보다 장기간 약물을 복용해야 효과를 본다. 약물을 복용해도 단숨에 낫는 것이 아니라, 안정과 악화가 반복되며 서서히 좋아지는 형태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을 견디지 못하고 약물복용을 중단하거나, 여러 방법을 번갈아 가며 임의로 치료를 받게 된다면? 이는 돈과 시간만 낭비하고 병의 만성화를 초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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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④ 정신질환은 유전이다?
색맹이나 혈우병의 경우 유전되는 것으로 밝혀진 지 오래다. 하지만 정신질환이 ‘유전이다’라고 명백히 확인된 바는 아직 없다. 다만, 다양한 유전 가능성에 대한 실험 결과, 정신질환에는 유전적인 경향이 존재한다고 본다. 그렇다고 이것이 ‘부모 중 한 사람이 정신질환자면, 자녀는 무조건 정신질환자다’라는 의미를 지니는 것은 아니다. 암, 심장질환, 당뇨병처럼 가족 중 누군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면, 그렇지 않은 가족보다 이 병을 가질 가능성이 다소 높아진다는 뜻이다. “정신질환은 유전이다”라는 편견 때문에, 정신질환을 가진 자녀를 둔 부모들이 죄인처럼 살아가는 경우가 있다.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사실, 많은 사람이 알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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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⑤ 정신질환은 나와는 상관이 없다, 이상한 사람들이 걸리는 병이다?
정신질환을 갖고 있지 않거나, 정신질환자를 접한 적이 없는 사람이라면 ‘정신질환은 나와는 상관 없어’라고 생각할 지 모른다.
지금까지 그랬듯, 앞으로도 일어나지 않을 다른 세계의 질환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열명 중 세명은 살면서 한 번은 정신질환에 걸린다고 한다.
다만, 증상이 심하지 않아 알아차리지 못 하는 경우가 많고, 이것이 정신질환에 대한 잘못된 이해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경우 연간 정신병 치료 유병률(일정 기간 조사대상자 중, 새 환자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을 포함한, 질환 발생자의 비율)이 7%에서 10%나 된다. 정신병은 특이하거나, 특정한 사람만 걸리는 병이 아니란 의미다.
우리 사회에서 정신과 상담을 받는다는 것은 큰 용기를 필요로 한다. 이 때문에 정신질환으로 고통을 받고 있으면서 병원을 찾지 않는 사람도 많다.
위장에 탈이 나서, 배가 아프면 내과에 간다. 이는 흉이 되지 않는다. 정신질환도 마찬가지다. 뇌에 탈이 나 마음이 아프면, 정신과를 찾는 것은 당연하다. 결코 흉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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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⑥ 정신질환자는 모두 이상한 행동을 한다?
정신질환을 겪는 환자가 다소 일반적이지 않은, 부적절한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불안할 때, 혹은 병이 심해졌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 정신질환자의 부적절한 행동은 치료가 시작되고, 상태가 안정되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부적절한 행동을 하는 정신질환자를 마주했을 때, 우리 사회는 그의 의사표현과 일반적인 행동까지 모두 이상하게 치부해버리는 경향이 있다.
누구나 당황하면 생각지 못했던 돌발 행동이나 발언을 한다. 환자의 모든 행동을 ‘병’으로 간주하지 말고, 마음이 불안해 나온 ‘실수’라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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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⑦ 정신질환자는 제대로 된 대인관계를 가질 수 없다?
혼자 지내기를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는 정신질환자들이 있다. 하지만 이들 중, 친구나 가족없이, 진심으로 혼자 살고 싶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한다.
정신질환자들은 병으로 인한 열등감, 불안감을 갖고 있으면서도, 이를 고치고 싶은 열망도 가진다. 이러한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회가 먼저 다가가는 것’이다. 우리가 멀리하기 때문에, 그들이 혼자 있는 것이지 그들이 원해서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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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⑧ 정신질환자는 직장생활을 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정신질환 병력을 가진 사람들이 ‘병’ 때문에 일을 못하는 게 아니라, ‘일할 기회가 없어서’ 못 한다고 말한다.
직장에 다니며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점차 좋아지는 경우도 많은데 그러한 기회조차 박탈당한 상태라는 것이다.
외국어에 능통한 사람이 어느 날 정신장애를 갖게 된다 하더라도, 그의 외국어 실력은 여전할 것이다. 이처럼 ‘정신질환자는 직장생활을 못한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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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⑨ 정신질환자는 운전, 운동을 못 한다?
정신질환자가 운전을 한다. 이 문장만 놓고 본다면, 무언가 불안한 마음이 든다. 이 역시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편견 때문이다.
운전이나 운동 기능은 정신질환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또, 정신질환 모두가 운동기능에 장애를 가져오는 것도 아니다.
병원에 입원해 치료 중인 환자가 뛰어난 운동 솜씨를 보이거나, 훈련을 통해 실력을 기르는 경우도 많다. 실수에 대한 두려움이 큰 환자들은 운전이나 운동을 하더라도 더욱 조심하거나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급성 발병기나 상태가 악화된 경우 등 특수한 상황을 주의하면서, 정신질환자들이 운전과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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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⑩ 정신질환자는 나보다 열등한 사람이다?
정신질환이 심한 환자의 경우, 일시적으로 어린아이 같은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행동을 본 사람들은 ‘게으르다, 지능이 낮다, 작은 일에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다, 나약하다, 의지 부족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는 모두 환자를 자신보다 열등하게 보기 때문에 드는 생각이다.
정신질환은 지능이나 능력을 감소시키는 병이 아니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지만, 요리를 엄청나게 잘하거나, 음악에 천부적인 재능을 보이는 사람도 있다.
이들은 삶의 모든 부분에서 질환을 가진 것이 아니라, 몇몇 영역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뿐이다.
빈센트 반 고흐는 정신질환을 갖고 있었지만, 지금은 전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인상파 화가가 됐다.
정신질환을 경험했던 인물 중,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들이 있다. 미국의 링컨 대통령, 영국의 처칠 수상, 톨스토이, 베토벤, 뉴턴, 반 고흐 등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사람들이다.
정신장애, 정신질환을 겪는 사람들을 만날 때, 이들을 함부로 대하거나, 어린아이에게 말하듯 행동하지 않고 ‘동등한 인격체’인 한 사람으로 대하도록 하자.
편견은 없애고, 다른 점은 이해하며 차이를 좁힌다면 좀 더 따뜻한 세상이 될 것이다.